한집에 살고 있는 부부가 경기장에서 적으로 만나는 경우는 얼마나 될가. 결코 흔치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 바둑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프로기사 부부 간의 프로 공식전 첫 대국이 펼쳐졌다. 주인공은 재작년 10월에 결혼한 오정아 4단과 이영구 9단 커플.
이들 부부는 4일 오후 바둑판을 두고 마주앉았다. 제2회 대통령배 전국바둑대회 프로부문 예선 2회전에서였다. 가을볕이 잘 드는 창가 쪽에 앉아 1시간 20분간 심각하게(?) 싸운 이영구ㆍ오정아 부부는 바둑이 끝난 후에는 30분가량 복기하면서 부부애를 과시했다.
2018년 10월에 결혼식을 올린 이영구ㆍ오정아 부부는 집에서 드물게 '내기바둑'을 두곤 하지만(내기라고 해봐야 설거지 하기 등이다) 공식기전에서의 대국은 이날이 처음이였다.
사실 한국에서 프로기사 부부는 2004년에 '1호'로 탄생한 김영삼ㆍ현미진으로부터 지난해 5월에 화촉을 밝힌 허영호ㆍ김신영까지 총 아홉 쌍으로 적은 숫자는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부부 대결은 좀처럼 성사되지 않았다. 그동안 형제, 남매, 부자, 부녀 간의 대결은 가끔 벌어지곤 했고 가족끼리 맞붙는 곤란을 방지하기 위해 대진추첨에 신경을 쓰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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